[현장! 코스닥]한국정밀기계 "모든 공작기계 국산화할 것" (조선일보)
12 2010-10-05 10:47
관리자    

[현장! 코스닥] 한국정밀기계 "모든 공작기계 국산화할 것"

박성우 기자 (foxpsw@chosun.com)

 “독일이나 일본에서 수입하는 모든 공작기계를 국산화 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최대 공작기계 개발업체인 한국정밀기계(101680)

한국정밀기계 (101680)14:20:0227,400원▲400원1.48%의 하종식 대표는 향후 포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하 대표는 경남 함안 법수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본사 대표실에서 최근 조선비즈닷컴과 인터뷰를 가졌다.

공장에서 막 돌아온 하 대표는 기자와 첫 대면을 할 때 먼지가 묻은 작업복을 입은 채 설계도면을 내려놓으며 악수를 건넸다. 비록 작은 체구였지만 강단있는 모습으로 인터뷰 내내 공작기계에 대한 애정을 역설했다.


하 대표는 마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선친이 운영하던 한국금속공업 전무를 거쳐 한국정밀기계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재무, 회계를 직접 맡아 자금, 재무부문의 투명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빚을 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대표를 맡으면서 한국정밀기계는 초대형 공작기계 시장 진출을 위한 한 단계 도약을 하게 된다. 이후 한국정밀기계는 매출액 기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56.4%의 고속성장을 하며 국내 최대 공작기계 회사로 자리잡게 된다.

하 대표는 “아직도 많은 장비들이 계속 수입되고 있고, 특히 반도체 장비부문은 거의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시켜 외화유출도 막고 수출을 통해 외화도 벌어 올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초대형 공작기계의 신화..직원들과 함께한 꿈

“우리 제품은 워낙 커서 배에 들어가지를 않아 벌크선으로 실어야 한다”
한국정밀기계는 CNC수평보링기(구멍을 뚫는 기계), 머시닝센터(5면 가공기), CNC수직선반 등 대형공작기계를 개발, 판매하는 업체다. 중소형 정밀기계 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 화천기계, 위아 등과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으나 대형공작기계 시장에서는 독자 설계능력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했다.
하 대표는 “처음 시작할 때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직원들이 공작(工作)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똘똘 뭉쳐 지금까지 왔다”며 “세계 최대 프로펠러를 가공할 때 우리 기계를 쓴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 국내최대규모의 수직선반(VERTICAL TURNING MACHINE)으로 주로 대형 발전설비(원자력, 풍력,화력)와 보일러 설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가공한다. HNK에서 납품했던 수직선반중 최대 크기는 테이블지름이 6M로서 인도에 납품했었다. 한국정밀기계는 현재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STX, 미쓰비씨, 볼보 등 세계적인 기계 제조업체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 전세계 30개국 150여개사에 대형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또한 생산하는 제품의 전 기종을 독자 기술력을 통해 개발·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하 대표는 “기업의 자산은 기술력에 있고 기술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특히 공작기계는 다년간의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20년은 돼야 아이디어에서 설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 IMF 위기를 기회로 극복

“IMF때 환율이 오르면서 가격경쟁력만 믿고 미국에 진출했다가 큰 낭패를 볼 뻔했죠. 다행히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무사히 마무리 됐습니다. 값진 경험을 한거죠”
하 대표는 지난 1998년 미국 A사와 자동차 금형제작기계 계약을 맺고, 완성된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게 된다. 하지만 며칠후 미국에서 기계가 사용중에 멈춰 버렸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계약금만 받았을 뿐 거래대금을 못받은 상태에서 하 대표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미국에 기술자를 급파하고, 한국에서는 직원들과 밤을 새워가며 문제를 파악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문제가 해결되면서 남은 거래대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하 대표는 “당시 우리가 제작한 기계가 100%의 작업속도를 낸다면, 미국 회사에서 원한 것은 120%의 속도였기 때문에 기계에 과부하가 걸렸던 것”이라며 “이번 경험을 통해 해외수출에 대한 디테일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 국내최대규모의 플라노밀러(PLANO MILLER)이다. 6면체의 가공물을 바닥면을 제외한 5면을 가공할 수 있다. 주로 대형선박의 엔진과 그 부품을 가공할 때 쓰이며, 다양한 산업기계의 가공에도 활용된다. 특히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STX등에 납품되고 있으며, STX대련 조선소와 현대중공업에서 사용하는대부분의 대형장비는 HNK의 제품이다. /박성우 기자

◆ 초대형 정밀기계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 확보

“소형 정밀기계는 경쟁사도 많고 부가가치가 대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초대형 정밀기계에 집중해 시장에서 의미있는 깃발을 꼽고 싶습니다.”

한국정밀기계는 현재 국내외 최대, 유일이라는 수식어를 많이 달고 다닌다. CNC수직선반은 국내유일하게 테이블 지름 8미터 까지 생산할 수 있다. 더블칼럼머시닝센터는 1회 세팅으로 5면 가공작업이 가능한 최첨단 시스템이다.

뿐만 아니라 CNC수평보링기(구멍을 뚫는 장비), CNC양두보링기, CNC수평보링기(플로어타입) 등 전 기종이 국내 최대의 생산력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기계는 전 세계로 수출되어 초대형 프로펠러, 항공기 중형구조물, 복합가공기계 등을 만드는데 쓰인다. 한국정밀기계는 이른바 ‘기계를 만드는 기계’를 만드는 셈이다.

▲ 한국정밀기계의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추이 /박성우 기자

◆ 애널리스트가 본 투자 포인트

“몇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조선·풍력업체들의 해외수주가 많아 설비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지난해 수주가 뚝 떨어졌다.”

한국정밀기계는 이른바 ‘기계를 만드는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즉 제조업체의 설비투자가 있어야만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해외 조선·풍력 수주가 끊기면서 그 여파는 한국정밀기계에도 거세게 몰아쳤다.

2분기 영업이익이 73억6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64% 줄었다. 또한 매출액은 394억6800만원, 순이익은 58억46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0.11%, 39.97% 감소했다.

한국정밀기계는 전방산업을 다양화해 수주를 얻는 전략을 펼치면서 자동차, 풍력, 조선뿐만 아니라 플랜트, 로봇, 항공기 등 최첨단 사업에 진출했다. 또한 틀에 박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설계·제작하는 맞춤형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고객니즈 중심의 Customizing(맞춤제작서비스)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건설경기 호황으로 건설기자재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정밀기계는 기술력도 좋고 해외에 브랜드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수주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형 공작기계를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몇 개 없기 때문에 한국정밀기계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종목”이라고 덧붙였다.